
들어가는 말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
(잠언 17:22)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며 돈을 벌고, 좋은 집을 마련하고 건강을 지키려는 것도 결국은 더 행복한 삶을 바라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행복은 참 묘하다.
가지고 싶었던 것을 손에 넣으면 기쁘지만 그 기쁨은 익숙해진다. 돈이 더 많아지면 선택의 폭은 넓어지지만 돈만으로 마음의 평안까지 살 수는 없다. 건강도 행복의 중요한 조건이지만 몸이 건강하다고 저절로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1. 행복은 순간의 즐거움보다 넓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여행을 가고 좋은 물건을 사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런 즐거움도 행복의 일부다.
그러나 행복을 순간적인 즐거움으로만 생각하면 더 강한 자극을 계속 찾아야 한다. 오늘의 즐거움에 익숙해지면 내일은 더 큰 즐거움이 필요해진다.
심리학에서는 행복을 연구할 때 흔히 주관적 안녕감(Subjective Well-Being, SWB)이라는 개념을 사용한다. 여기에는 긍정적인 감정뿐 아니라 삶에 대한 만족도도 포함된다.
따라서 행복한 삶은 매일 웃기만 하는 삶이라기보다 내 삶이 가치 있고 살아갈 만하다고 느끼는 삶에 가깝다.
슬픈 일이 있어도 행복한 사람일 수 있고,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삶에 의미를 느낄 수 있다.
2. 돈은 행복에 얼마나 중요할까
돈은 중요하다.
먹을 것과 입을 것, 안전한 집, 의료와 교육을 마련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경제적 어려움이 심하면 생활 자체가 큰 스트레스가 된다.
그러므로 ‘돈은 행복과 관계없다’고 말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그러나 행복을 결정하는 조건은 소득 하나가 아니다.
2026년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2026)》는 세계 각국 사람들의 삶에 대한 평가 차이를 설명하는 주요 요인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사회적 지지, 건강수명, 삶을 선택할 자유, 관대함, 부패에 대한 인식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 여섯 요인은 국가와 연도에 따른 삶의 평가 차이의 4분의 3 이상을 설명했다.
돈도 중요하지만 건강과 사람, 자유와 사회적 신뢰가 함께 중요하다는 뜻이다.
행복은 통장 잔액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다.
3. 행복에는 건강이 필요하다
나는 평생 건강을 공부하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몸이 아프면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하기 어렵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통증에 시달리면 마음의 여유도 줄어든다.
2017년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진이 건강상태와 행복·삶의 만족도의 관계를 조사한 29편의 연구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건강상태와 주관적 안녕감 사이에는 의미 있는 긍정적 관계가 확인됐다.
그래서 건강은 행복한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토대다.
내가 늘 건강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건강 자체가 인생의 최종 목적이라기보다, 사랑하고 일하고 섬기며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이기 때문이다.
4. 행복한 사람 곁에는 사람이 있다
행복을 연구할수록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이 사람과의 관계다.
힘들 때 전화할 사람이 있는가?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는가?
함께 밥을 먹고 웃을 사람이 있는가?
아플 때 안부를 묻고 손을 잡아줄 사람이 있는가?
《세계행복보고서》에서도 어려움이 있을 때 의지할 사람이 있는지를 나타내는 사회적 지지는 삶의 평가와 밀접하게 연결되는 주요 요인이다.
좋은 관계에는 거창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친구에게 안부 전화를 하고, 교회에서 서로의 형편을 살피며,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일이다.
결국 행복의 상당 부분은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뿐 아니라 ‘누구와 함께 살아가는가’에서 만들어진다.
5. 행복은 비교할수록 멀어진다
비교는 행복을 빼앗기 쉽다.
내 집만 보면 편안한데 더 큰 집을 보면 작아 보인다.
내 생활에 만족하다가도 다른 사람의 여행 사진과 성공 이야기를 보면 갑자기 내 삶이 초라하게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스마트폰만 열면 다른 사람의 잘 꾸며진 순간을 끊임없이 보게 된다.
2026년 《세계행복보고서》도 소셜미디어와 행복을 주요 주제로 다뤘다. 특히 일부 지역의 젊은 층에서는 과도하거나 문제가 되는 소셜미디어 이용과 낮은 삶의 만족도가 연관되어 있었지만, 그 관계는 사용 방식과 사회적 조건 등에 따라 달랐다.
남의 인생을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게 이미 주어진 삶을 놓치기 쉽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끊임없는 우위가 아니라 내 삶을 내 삶으로 받아들이는 마음이다.
6. 감사는 이미 가진 행복을 발견하게 한다
행복을 미래에만 두면 평생 기다리게 된다.
‘돈을 더 벌면 행복할 거야.’
‘집을 사면 행복할 거야.’
‘자녀가 성공하면 행복할 거야.’
‘이 문제만 해결되면 행복할 거야.’
그 목표가 이루어지면 또 다른 조건이 생긴다.
감사는 행복의 시선을 미래에서 오늘로 가져온다.
오늘 먹은 한 끼, 걸을 수 있는 다리, 연락할 친구, 사랑하는 가족, 잠잘 집,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하루.
평범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감사할 때 다시 보인다.
감사는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아니라, 이미 가지고 있는 소중한 것을 발견하는 마음이다.
7.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면 나도 행복해진다
행복은 움켜쥐는 것만으로 커지지 않는다.
나누고 베풀고 섬길 때 얻는 기쁨도 있다.
작은 친절을 베풀고, 누군가를 격려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고, 내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나누는 일은 상대방뿐 아니라 나 자신의 삶에도 의미를 준다.
2026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도 관대함은 삶의 평가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이며, 긍정적 감정과도 관련되어 있다.
나 역시 평생 공부하고 경험한 건강 지식을 글로 나누는 데서 큰 보람을 느낀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누군가의 건강한 생활습관에 작은 도움이라도 된다면 그것으로 충분히 의미가 있다.
행복은 받을 때만 오는 것이 아니라 줄 때도 찾아온다.
8. 행복한 삶에는 의미가 있다
즐거움은 순간을 행복하게 하지만 의미는 삶 전체를 붙들어준다.
‘나는 왜 사는가?’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내 삶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가?’
이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가진 사람은 어려움 속에서도 다시 일어설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가족을 돌보는 일도 사명이 될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일, 이웃을 돕는 일, 교회를 섬기는 일도 삶의 의미가 된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무엇을 더 가질 것인가’보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가 중요해진다.
직업에서 은퇴할 수는 있어도 삶의 의미와 사명까지 은퇴할 필요는 없다.
9. 신앙은 행복의 방향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묻는다
성경이 말하는 복은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모두 얻는 삶과는 조금 다르다.
예수님은 산상수훈에서 마음이 가난한 사람, 온유한 사람,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 긍휼히 여기는 사람, 마음이 깨끗한 사람을 복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신앙은 행복을 소유의 크기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감사할 수 있는 마음, 사랑할 사람이 있는 삶, 용서할 수 있는 마음,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는 믿음, 다른 사람을 섬길 수 있는 기회도 복이다.
나이가 들수록 나는 행복이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건강한 몸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오늘을 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받은 것을 나누며 사는 것.
나는 바로 이런 삶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라고 생각한다.
10.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것이다
행복을 특별한 날에만 두지 말자.
행복은 생활 속에서 만들어갈 수 있다.
몸을 움직이고, 잘 먹고, 충분히 자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감사하고, 용서하고, 웃고, 기도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
이런 작은 행동이 하루를 만들고, 하루가 모여 한 사람의 삶이 된다.
2017년 심리학자 에드 디너(Ed Diener)와 사라 프레스먼(Sarah Pressman) 등이 《Applied Psychology: Health and Well-Being》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행복감과 삶의 만족도를 포함한 ‘주관적 안녕감’과 건강·장수의 관계를 폭넓게 검토했다. 연구진은 주관적 안녕감이 적어도 일부 상황에서는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건강한 생활습관과 면역계·심혈관계 등이 그 연결 과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정리했다.
건강과 행복은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몸을 돌보면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마음이 건강하면 좋은 생활습관을 지속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행복 역시 하루하루 반복해서 살아내는 건강습관이다.
맺음말
행복에는 한 가지 정답이 없다.
돈도 필요하고 건강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행복이 완성되지는 않는다.
좋은 사람과 함께하고, 이미 받은 것을 감사하며, 남과 끊임없이 비교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며, 오늘 해야 할 의미 있는 일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리고 신앙인에게는 그 모든 삶의 중심에 하나님과의 관계가 있다.
젊을 때는 행복이 앞으로 이루어야 할 어떤 목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세월을 살아갈수록 행복은 멀리 있는 목적지만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가느냐 속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 내 발로 걸을 수 있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웃을 수 있는 것,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수 있는 것.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나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만을 바라지 않는다.
건강하게 오래 살면서 사랑하고, 감사하고, 나누고, 하나님께서 내게 맡기신 일을 끝까지 감당하며 행복하게 살고 싶다.
행복은 언젠가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오늘 감사하고, 오늘 사랑하고, 오늘 의미 있게 살아가는 것. 바로 그 삶 속에 행복이 있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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