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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다섯 기둥/5. 마음

9- 웃음은 정말 보약일까: 웃음과 유머가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

by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2026. 9. 19.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중년과 노년의 친구들이 함께 차와 과일을 나누며 활짝 웃는 모습
▲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마음껏 웃는 시간은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가볍게 하며 서로의 관계를 더욱 가깝게 한다. 자연 속에서 친구들이 함께 웃는 모습을 통해 몸과 마음에 활력을 주는 웃음과 유머의 힘을 표현했다.

들어가는 말 — 웃을 일이 있어서 웃는 것만은 아니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
(잠언 17:22)

 

“웃음은 보약이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배꼽을 잡고 한바탕 웃고 나면 답답했던 마음이 풀리고 몸까지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걱정거리가 사라진 것도 아니고 현실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마음은 한결 편안해진다.

 

나이가 들수록 웃을 일이 줄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건강 걱정, 경제적인 문제, 가족 문제, 인간관계까지 삶의 무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럴 때 웃음이 필요하다.

 

웃음은 약을 대신하지 않는다. 하지만 긴장된 마음을 풀고 스트레스에 대처하며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훌륭한 생활습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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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람은 왜 웃을까

웃음은 인간이 가진 독특한 표현 가운데 하나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웃고, 반가운 사람을 만났을 때 웃는다. 긴장이 풀렸을 때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여러 사람이 함께 웃으면 별로 재미없는 일에도 따라 웃게 된다.

 

웃음과 유머는 서로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유머는 재미있고 우스운 것을 발견하고 받아들이는 능력이며, 웃음은 그것이 얼굴과 목소리, 몸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다.

 

그래서 유머가 있어도 소리 내어 웃지 않을 수 있고, 특별히 재미있는 일이 없어도 웃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웃음이 단순한 얼굴 표정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게 웃을 때는 얼굴과 호흡근육이 움직이고 호흡의 리듬이 달라지며, 기분과 스트레스 반응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2.웃으면 왜 마음이 가벼워질까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마음뿐 아니라 몸도 긴장한다.

 

머릿속에서는 걱정이 반복되고 어깨에는 힘이 들어가며 몸은 계속 긴장 상태를 유지하기 쉽다.

 

그런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며 한바탕 웃고 나면 잠시라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게 된다. 웃음은 문제 자체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문제에만 붙잡혀 있던 마음에 잠깐의 여유를 만들어준다.

 

최근 연구들도 이런 효과를 보여준다.

 

2026년 중국 해군군의대학교(Naval Medical University) 연구진이 성인 대상 무작위 대조시험 15편, 1,344명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웃음 요법과 웃음 유도 프로그램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마다 웃음 방법과 대상이 달라 효과의 크기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웃고 난 뒤 “속이 좀 풀렸다”고 말하는 데에는 이런 심리적 변화가 함께 작용할 수 있다.

 

3.웃으면 스트레스 호르몬도 달라질까

웃음과 스트레스의 관계를 살펴볼 때 자주 연구되는 것이 코르티솔(cortisol)이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대표적인 호르몬 가운데 하나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지만 스트레스가 계속되면 코르티솔을 비롯한 스트레스 반응도 오래 이어질 수 있다.

 

2023년 발표된 연구에서는 자연스러운 웃음이 코르티솔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기존 연구들을 종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웃음을 유도한 경우 대조군에 비해 코르티솔 수치가 더 크게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웃음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몸과 마음을 잠시 이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힘들 때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소중하다.

 

4.웃음은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에도 도움이 될까

웃음은 기분과도 관계가 있다.

 

2019년 중국 지린대학교(Jilin University) 연구진이 성인 814명이 참여한 10개의 무작위 대조시험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웃음과 유머를 활용한 프로그램은 우울과 불안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6년 발표된 보다 큰 분석에서는 33개 연구를 종합한 결과 웃음 요법이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를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우리가 웃을 때 인생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웃는 몇 분 동안이라도 걱정에서 벗어나고 마음의 긴장을 내려놓을 수 있다. 그런 시간이 반복되면 힘든 현실을 견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웃음은 무거운 삶을 가볍게 여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삶을 견딜 마음의 여유를 만들어준다.

 

5.웃으면 혈관에도 변화가 나타날까

웃음은 마음뿐 아니라 혈관에도 일시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2010년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dvanced Industrial Science and Technology, AIST)의 스가와라 준 박사와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The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의 연구진은 웃음이 혈관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 결과는 《The American Journal of Cardiology》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23~42세의 건강한 성인 17명에게 서로 다른 날에 각각 30분 동안 코미디와 다큐멘터리를 보게 한 뒤 혈관의 변화를 측정했다.

 

결과가 흥미로웠다.

 

코미디를 보고 웃은 뒤에는 팔동맥의 혈류매개확장(Flow-Mediated Dilation, FMD)이 17% 증가했고, 경동맥의 탄력성도 10% 증가했다. 반면 다큐멘터리를 본 경우에는 경동맥의 탄력성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웃은 뒤 증가한 경동맥의 탄력성은 24시간 후에는 원래 수준으로 돌아왔다.

 

혈류매개확장이란 혈액의 흐름이 증가했을 때 혈관 안쪽의 내피가 반응하여 혈관을 넓히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혈관이 필요에 따라 얼마나 잘 늘어나고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 가운데 하나다.

 

이 연구는 즐겁게 웃는 동안 마음만 유쾌해지는 것이 아니라 혈관도 실제로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특히 그 변화가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웃은 뒤 나타난 일시적인 생리적 반응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한바탕 웃고 나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고 말할 때가 있다. 그것을 그대로 혈관 변화와 동일시할 수는 없지만, 즐거운 웃음에 몸도 함께 반응한다는 사실만큼은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6.웃으면 면역력도 높아질까

웃음과 면역계의 관계를 살펴본 연구도 있다.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Indiana State University)의 메리 페인 베넷(Mary Payne Bennett) 연구진은 건강한 성인 여성 33명을 대상으로 웃음과 스트레스,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NK세포)의 관계를 조사했다. 참가자들을 나누어 한쪽에는 재미있는 영상을, 다른 쪽에는 관광 영상을 보여준 뒤 스트레스 정도와 NK세포의 활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재미있는 영상을 본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감소했다. 특히 실제로 많이 웃은 사람일수록 NK세포의 활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연구진은 웃음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NK세포의 활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NK세포는 우리 몸의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찾아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베넷 연구진은 웃음과 면역기능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다시 종합해 살펴봤다. 일부 연구에서는 웃은 뒤 NK세포 활성과 면역글로불린 등 여러 면역 지표에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반면 NK세포 활성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은 연구도 있었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웃음이 스트레스를 낮추는 과정에서 면역계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NK세포를 비롯한 일부 면역 지표에서 실제 변화가 관찰되고 있다. 다만 웃음과 면역기능의 관계는 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마음껏 웃는 순간, 마음만 즐거워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계도 함께 반응하고 있는 셈이다.

 

7.혼자 웃는 것보다 함께 웃으면 더 즐겁다

웃음의 또 다른 힘은 사람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친한 사람들과 식사하면서 웃고, 오래된 친구와 옛날 이야기를 하며 웃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누군가 웃으면 옆 사람도 따라 웃는다.

 

함께 웃는 동안 사람 사이의 긴장은 풀리고 거리감은 줄어든다. 그래서 유머는 가족이나 친구,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도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이런 관계는 중요하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하고 웃는 시간은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함께 웃는다는 것은 서로 마음을 나누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8.좋은 유머에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다

웃긴다고 모두 좋은 유머는 아니다.

 

다른 사람의 외모나 약점, 실수를 조롱해서 웃음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한 사람은 웃지만 다른 사람은 상처받는다면 좋은 유머라고 하기 어렵다.

 

건강한 유머는 사람을 깎아내리기보다 긴장을 풀어주고 함께 웃게 한다.

 

때로는 자신의 작은 실수를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도 필요하다.

 

“내가 또 그랬네.”

 

하며 웃어넘길 수 있는 일까지 붙잡고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다.

 

좋은 유머는 삶을 가볍게 보는 것이 아니라 삶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지혜다.

 

9.웃을 일이 없을 때도 웃을 수 있을까

재미있는 일이 있어야만 웃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과 만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좋아하는 코미디를 보고, 어린아이와 놀고, 반려동물의 엉뚱한 행동을 보면서 웃을 수도 있다.

 

일부 웃음 프로그램에서는 특별한 유머 없이 의도적으로 웃는 방법도 사용한다. 웃음 요가나 집단 웃음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2022년 독일 예나대학교병원 연구진은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무작위 대조시험 45편, 총 2,547명의 자료를 종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웃음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정신건강뿐 아니라 혈압·혈당·코르티솔 같은 생리적 지표와 통증·피로·수면 등 신체건강 지표에서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특히 이 연구에는 재미있는 영상을 보며 자연스럽게 웃는 방법뿐 아니라 웃음운동처럼 특별히 재미있는 일이 없어도 의도적으로 웃는 방법도 포함됐다. 연구진은 두 방식 모두 건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억지로 하루 종일 웃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웃을 기회를 일부러 만들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즐거운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웃을 수 있는 일을 생활 속에 조금씩 늘려보자.

 

10.  웃음도 반복하면 마음습관이 된다

하루를 돌아보면 웃었던 시간보다 걱정했던 시간이 더 길 때가 있다.

 

문제만 바라보면 세상에는 걱정할 일이 끝이 없다.

 

그러나 같은 하루에도 웃을 일은 숨어 있다.

 

가족의 엉뚱한 말 한마디, 친구와의 농담, 손주의 재롱, 오래된 추억 하나에서도 웃음은 시작될 수 있다.

 

나는 건강을 위해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하며 충분히 자는 것만큼 마음을 잘 돌보는 습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마음습관 가운데 웃음은 가장 쉽고 즐거운 실천 가운데 하나다.

 

돈도 들지 않는다.

 

특별한 장소도 필요 없다.

 

나이가 많다고 못할 이유도 없다.

 

웃을 일을 기다리기보다 웃을 일을 찾아보자.

 

맺음말

잘 웃는 것도 건강하게 사는 방법이다.

 

웃음은 굳어 있던 마음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우울하고 불안한 마음을 가볍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즐겁게 웃을 때 마음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몸도 함께 반응한다.

 

무엇보다 웃음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준다. 가족과 함께 웃고, 친구와 웃고, 때로는 자신의 작은 실수도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함께 웃는 시간에는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지고 삶의 무게도 잠시 가벼워진다.

 

살다 보면 웃을 수 없는 날도 있다. 그러나 힘든 일이 있다고 웃음을 잃어버릴 필요는 없다. 웃음은 삶의 어려움을 가볍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그 어려움 속에서도 기쁨을 발견하고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해준다.

 

성경은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고 말씀한다.

 

좋은 유머를 가까이하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웃자. 웃을 일을 기다리기보다 일상에서 웃을 일을 발견하고, 작은 웃음을 자주 나누자.

 

오늘 한 번 더 웃고, 내일 또 웃자. 그렇게 반복되는 웃음이 어느새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마음습관이 된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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