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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다섯 기둥/5. 마음

11- 외로움은 왜 건강을 해칠까: 사람에게 관계가 필요한 이유

by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2026. 9. 20.

외롭게 홀로 앉아 있는 노인과 가족·친구들이 함께 걷고 대화하며 웃는 모습을 대비해 사회적 연결의 중요성을 표현한 이미지
▲ 차갑고 어두운 공간에 홀로 앉아 있는 모습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따뜻한 햇살 속에서 함께 걷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은 관계와 사회적 연결을 상징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관계가 마음을 지지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힘이 된다는 의미를 담았다.

 

들어가는 말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나음은 그들이 수고함으로 좋은 상을 얻을 것임이라  혹시 그들이 넘어지면 하나가 그 동무를 붙들어 일으키려니와 홀로 있어 넘어지고 붙들어 일으킬 자가 없는 자에게는 화가 있으리라”
(전도서 4:9-10)

 

사람은 혼자서도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책을 읽으며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의 마음까지 혼자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기쁜 일이 생기면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고, 힘든 일을 겪으면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을 찾는다. 함께 웃고, 함께 밥을 먹고, 서로 안부를 묻는 평범한 관계가 우리의 삶을 지탱한다.

 

나는 건강을 이야기할 때 음식과 운동만큼이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최근 의학과 공중보건 분야에서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을 중요한 건강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2025년 발표한 사회적 연결에 관한 보고서에서 전 세계 약 6명 가운데 1명이 외로움을 경험하고 있으며,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신체와 정신건강, 수명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사람에게 관계는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의미가 있다.

 

1.혼자 있는 것과 외로운 것은 다르다

혼자 있다고 모두 외로운 것은 아니다.

 

혼자 산책하고 책을 읽으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오히려 그런 시간이 마음을 쉬게 해주기도 한다.

 

외로움은 사람의 숫자보다 내가 원하는 관계와 실제 관계 사이의 거리에서 생긴다.

 

주변에 사람이 많아도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으면 외로울 수 있다. 반대로 혼자 사는 사람이라도 가족이나 친구, 이웃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면 외롭지 않을 수 있다.

 

또 하나 구분해야 할 것이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이다.

 

외로움이 ‘나는 외롭다’고 느끼는 주관적인 감정이라면, 사회적 고립은 실제로 사람들과 만나거나 연락하고 관계를 맺는 기회가 적은 상태를 말한다.

 

둘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2.사람은 왜 관계를 필요로 할까

인류는 오랜 세월 혼자가 아니라 무리를 이루며 살아왔다.

 

함께 음식을 구하고 위험에 대처했으며 아이를 키웠다.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서로를 보호하는 능력은 생존과 직결되어 있었다.

이런 특성은 현대인에게도 남아 있다.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려울 때 도와줄 사람이 있으며, 내가 어느 공동체에 속해 있다고 느끼는 것은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

 

WHO도 인간은 본래 사회적인 존재이며, 사회적 상호작용은 태어나면서부터 평생 뇌의 발달과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사람에게 관계는 삶의 장식품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이다.

 

3.외로우면 몸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외로움은 마음에서 시작되지만 그 영향은 마음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단절되어 있다고 느끼면 주변 환경을 더 경계하게 되고 스트레스에 대한 몸의 반응도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수면과 생활습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활동량이 줄거나 식생활이 흐트러지는 식이다.

 

외로운 마음 때문에 사람을 피하고, 사람을 피하면서 더 외로워지는 악순환도 생길 수 있다.

 

WHO는 사회적 연결이 부족한 상태가 심혈관질환과 제2형 당뇨병을 비롯한 신체건강 문제뿐 아니라 우울과 불안 같은 마음건강 문제와도 관련되어 있다고 보고한다.

 

몸과 마음, 그리고 관계는 서로 떨어져 있지 않다.

 

4.외로움은 수명과도 관계가 있을까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마음의 문제를 넘어 건강과 수명과도 관련되어 있다.

 

2023년 국제학술지 《Nature Human Behaviour》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90개의 전향적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성인 약 220만 명의 자료를 종합해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사망 위험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인구에서 사회적 고립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추적기간 동안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이 약 32% 높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은 약 14% 높게 나타났다.

 

여기서 ‘사망 위험이 32% 높다’는 말은 사망할 가능성이 32%포인트 증가한다는 뜻이 아니다. 두 집단의 사망 위험을 비교했을 때 사회적 고립 집단의 상대적인 위험이 1.32배였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이해하기 쉽게 단순화해 보자. 어떤 기간 동안 사회적 고립이 없는 사람 100명 가운데 10명이 사망했다고 가정하면, 같은 조건에서 위험이 32% 높다는 것은 약 13명 정도에 해당하는 차이다. 실제 사망률은 나이와 건강상태, 추적기간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숫자는 어디까지나 이해를 돕기 위한 예이다.

 

그렇다면 사람과의 관계가 부족한 것이 왜 건강과 연결될까?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오래 이어지면 스트레스와 수면, 신체활동과 생활습관이 함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프거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도움을 주고받을 사람이 부족하다는 점도 건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이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단순히 외롭지 않기 위해서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아가는 데에도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준다.

 

무엇을 먹고 얼마나 운동하는가만큼이나 누구와 연결되어 살아가는가도 건강한 삶에서 중요하게 살펴볼 부분이다.

 

5.외로움은 마음도 지치게 한다

외로운 사람에게 가장 힘든 것은 단순히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없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다.”

 

“내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것 같다.”

 

이런 느낌이 오래 이어지는 것이다.

 

WHO는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이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되어 있으며, 사회적 연결은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한다.

 

마음이 힘들 때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때가 있다.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혼자 짊어지던 짐을 함께 나눌 사람이 생긴 것이다.

 

6.사람의 숫자보다 관계의 질이 중요하다

휴대전화에는 수백 명의 연락처가 있고 SNS에서는 수많은 사람과 연결되어 있어도 외로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몇 명을 아느냐보다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느냐이다.

 

아플 때 전화할 사람 한 명, 힘들 때 찾아갈 친구 한 명, 기쁜 일을 함께 기뻐해 줄 사람 한 명이 큰 힘이 된다.

 

관계의 폭도 필요하지만 깊이도 필요하다.

 

WHO 역시 디지털 기술이 사회적 연결에 미치는 영향은 사용 방식과 목적,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한다. 기술은 관계를 이어주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어떻게 맺느냐가 더 중요하다.

 

7.관계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가 저절로 유지되지는 않는다.

 

은퇴하면서 직장 동료와 멀어질 수 있고, 자녀가 독립하면서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건강이 나빠지거나 배우자와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면서 관계의 범위가 좁아질 수도 있다. WHO 역시 은퇴와 건강 문제, 배우자와의 사별 등이 노년기의 사회적 고립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관계에도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전화하고, 안부를 묻고, 함께 밥을 먹고, 교회나 동호회에 참여하며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거창한 일이 아니다.

 

“잘 지내지?”

 

이 짧은 전화 한 통이 끊어졌던 관계를 다시 이어줄 수도 있다.

 

8.받는 관계보다 주고받는 관계가 건강하다

좋은 관계는 내가 도움을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내가 가진 경험을 나누는 것도 관계를 깊게 만든다.

 

사람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라고 느낄 때 자신의 삶에서도 의미를 발견한다.

 

젊은 사람에게 경험을 들려줄 수도 있고, 친구의 건강을 챙겨줄 수도 있으며, 가족에게 따뜻한 말을 건넬 수도 있다.

 

관계는 관심을 받을 때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줄 때도 자란다.

 

9.외로움을 줄이는 가장 좋은 시작은 작은 만남이다

외롭다고 갑자기 많은 사람을 만날 필요는 없다.

 

먼저 한 사람에게 연락해보자.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도 좋고, 가족과 함께 식사해도 좋다. 운동 모임이나 취미 모임에 참여하고, 교회 공동체에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WHO가 제시하는 사회적 연결 강화 방법에도 개인의 관계뿐 아니라 지역사회와 공동체 차원의 연결을 넓히는 접근이 포함되어 있다.

 

관계도 운동과 비슷하다.

 

한 번의 만남보다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며 관계를 이어가는 습관이 중요하다.

 

10.함께 살아가는 것이 건강습관이다

나는 건강을 섭생·운동·해독·수면·마음이라는 다섯 기둥으로 바라본다.

 

그 가운데 마음을 건강하게 지키는 데 사람과의 관계는 빼놓을 수 없다.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밥을 먹고 친구와 웃으며 이야기하고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시간도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만든다.

 

성경은 “두 사람이 한 사람보다 낫다”고 말씀한다.

 

넘어졌을 때 일으켜 줄 사람이 있고, 힘들 때 곁에 있어 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복이다.

 

그리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다.

 

맺음말

사람은 사람에게 힘이 된다.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고, 웃고, 서로의 안부를 묻는 평범한 시간이 생각보다 우리의 건강에 중요하다.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은 거창하지 않다.

 

오늘 생각나는 사람 한 명에게 먼저 연락해보자.

 

“잘 지내지?”

 

그 한마디가 상대방의 외로운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도 있고, 내 마음에도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줄 수 있다.

 

건강한 관계도 하루의 작은 실천이 반복되어 만들어지는 마음습관이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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