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이 땅에 사는 동안 인간의 영혼이 거하는 처소, 곧 육체는 수많은 물질로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 약 100조 개에 이르는 세포가 하나로 어우러져 생명을 유지하고 활동을 이어가려면, 필요한 영양성분을 끊임없이 공급받아야 한다. 그런데 어떤 성분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몸이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인간이 건강하게 천수(天壽)를 누리며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뇌·심장·폐·간·눈·코·피부 등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기관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공급하는 일이다.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하는 '섭생'은 무병장수를 위한 첫 번째 기둥이다.
1. 인체의 구성 성분과 원소 — 인체의 재료는 '흙'
성경은 인간의 몸이 무엇으로 지어졌는지를 명확히 밝힌다.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창세기 2:7). 전도서 역시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 인생들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전도서 3:20-21)라 하여, 인간의 육체가 결국 땅의 물질로 지어지고 다시 땅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담담히 증언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 오래된 본문이 오늘날 생화학이 밝혀낸 사실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비율을 보면 물이 약 66%, 단백질이 약 16%, 지방이 약 13%, 무기질이 약 4%, 탄수화물이 약 0.6%, 기타가 약 0.4%를 차지한다.
1. 물 - 약 66%
2. 단백질 - 약 16%
3. 지방 - 약 13%
4. 무기질 - 약 4%
5. 탄수화물 - 약 0.6%
6. 기타 - 약 0.4%
약 75조~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인체는 어떤 정밀기계와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구조와 기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인체를 이루는 원소 자체는 작은 곤충이나 동물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는 약 50여 종에 이르는데, 그 가운데 산소(O) 65%, 탄소(C) 18%, 수소(H) 10%, 질소(N) 3%, 이 네 가지 원소가 인체의 96%를 차지한다.
1. 산소(O) - 65%
2. 탄소(C) - 18%
3. 수소(H) - 10%
4. 질소(N) - 3%
나머지 4%는 칼슘(Ca) 1.6%, 인(P) 1%, 칼륨(K) 0.35%, 황(S) 0.25%, 나트륨(Na)과 염소(Cl) 각 0.15%, 마그네슘(Mg) 0.05%, 철(Fe) 0.008%, 요오드(I) 0.00004%와 같은 다량·미량 무기질이 채우고 있으며, 이외에도 금, 은, 구리, 망간, 플루오르, 코발트, 아연, 규소 등이 극미량으로 존재한다. 같은 원소라도 어떤 비율로 조합되느냐에 따라 흙덩이가 되기도 하고, 생명을 품은 몸이 되기도 한다. 이 정밀한 비율 자체가 창조주께서 인체를 설계하신 섭리를 보여주는 첫 번째 증거라 할 수 있다.
2. 인체에 필요한 7대 영양소 — 그 범위의 확장
영양소란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거나, 몸의 구성 성분이 되거나,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물질로서 반드시 외부에서 받아들여야 하는 화합물을 뜻한다. 에너지원으로 쓰이는지 여부에 따라 주영양소(3대 영양소)와 부영양소로 나뉜다. 주영양소는 몸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며, 부영양소는 에너지원으로 쓰이지는 않지만 몸을 구성하거나 생리 기능을 조절하는 물·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다. 영양소에 대한 이해가 축적되면서 그 범위도 점차 확장되어 왔다.
1. 3대 영양소 :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2. 5대 영양소 :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3. 6대 영양소 :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물
4. 7대 영양소 :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물, 식이섬유
3대 영양소는 교과서에도 실리는 확립된 개념이며, 5대·6대·7대로 이어지는 확장 역시 비타민·무기질·물·식이섬유가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임이 밝혀지면서 자연스럽게 통용된 흐름이다. 이 7가지가 오늘날 영양학에서 인정하는 인체 필수 영양소의 범위다.
3. 탄수화물·단백질·지방 — 몸을 움직이는 3대 주영양소
탄수화물은 탄소·수소·산소로 이루어지며, 소화 과정에서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1g당 4kcal의 에너지를 낸다. 특히 적혈구와 뇌세포, 신경세포는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쓰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저혈당과 신경과민, 불면증에 시달릴 수 있다. 반대로 필요 이상 섭취한 탄수화물은 간과 근육에 글리코겐이나 지방으로 저장되어 비만의 원인이 된다. 하루 섭취 에너지의 65% 정도가 적당하며, 쌀·밀가루·감자·고구마·옥수수에 풍부하다.
단백질은 탄소·수소·산소에 질소가 더해진 구조로, 아미노산이 사슬처럼 결합해 만들어진다. 물을 제외한 체세포 중량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크며, 근육·머리카락·혈액·손톱·인대 등 몸의 구조 전반을 이룬다. 아미노산 22종 가운데 9종은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아미노산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빈혈과 면역력 저하가 나타나고, 과다하면 신장에 부담을 준다. 하루 섭취 에너지의 12~20%가 적당하며, 우유·육류·생선·계란·콩류에 풍부하다.
지방은 지방산과 글리세롤로 이루어지며, 당질이나 단백질보다 2.2배 많은 1g당 9kcal의 에너지를 낸다. 체온을 유지하고 장기를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며, 호르몬과 담즙의 원료가 되고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다. 필수지방산이 결핍되면 피부염과 탈모, 상처 치유 지연이 나타나며, 동물성 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과 비만의 원인이 된다. 하루 섭취 에너지의 15% 정도가 적당하며, 식물성 불포화지방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탄수화물 - 1g당 4kcal, 하루 65% 권장, 쌀·감자·고구마
2. 단백질 - 1g당 4kcal, 하루 12~20% 권장, 육류·생선·계란·콩
3. 지방 - 1g당 9kcal, 하루 15% 권장, 식물성 불포화지방 위주
4. 비타민과 무기질 — 몸을 조율하는 부영양소
비타민은 자연계 식품에 미량으로 들어 있는 유기화합물로, 그 자체로 에너지를 내거나 몸을 구성하지는 않지만 무기질·아미노산과 결합해 효소와 조효소의 원료가 되어 몸속 화학반응 전체를 조율한다. 수용성 비타민(B군, C)은 과다 섭취해도 소변으로 배출되어 비교적 안전하지만, 지용성 비타민(A, D, E, K)은 몸에 축적되어 과량이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비타민 B군은 탄수화물·지방·단백질이 에너지로 쓰이도록 돕고, 비타민 C는 콜라겐 생성과 모세혈관 유지에 관여하며, 비타민 A는 시력과 피부, 비타민 D는 골격 형성, 비타민 K는 혈액응고와 골다공증 예방에 관여한다.
무기질은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 중 산소·탄소·수소·질소를 제외한 나머지 50여 종을 가리키며, 이 중 22종이 필수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체내 미네랄의 약 66%는 칼슘과 인이 차지하고, 나머지는 칼륨·황·나트륨·염소·마그네슘과 극미량의 철·아연·구리·망간·셀레늄이 채운다. 칼슘은 뼈와 이의 주성분이자 근육 수축과 혈액 응고에 관여하고, 철은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이며, 요오드는 갑상샘 호르몬의 원료다. 미량 무기질이 부족하면 암, 심장병, 당뇨병, 관절염 같은 현대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극미량이라 해서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존재다.
5. 물과 식이섬유 — 순환과 배출을 담당하는 생명의 매개체
물은 몸의 66%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로, 세포 내액과 체액의 주성분이자 영양소를 운반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매개체다. 비열과 기화열이 커서 체온 조절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하루 1800~2500㎖가 필요하다. 체내 수분의 20% 이상을 잃으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만큼, 물은 그 어떤 영양소보다도 절대적이다.
식이섬유는 인체가 소화할 효소를 갖지 못한 탄수화물이지만, 오히려 그 소화되지 않는 성질 덕분에 몸에 유익을 끼친다. 자신의 질량보다 40배 많은 물을 흡수해 대장 운동을 자극하고 배변을 원활하게 하며, 대장 내 독소를 흡수해 배출함으로써 대장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음식물의 흡수 속도를 늦추어 콜레스테롤 흡수를 막고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기여한다. 채소, 과일, 통곡물, 미역·다시마 같은 해조류에 풍부하다.
1. 물 - 체중의 66%, 하루 1800~2500㎖, 운반과 배출의 매개체
2. 식이섬유 - 소화되지 않는 탄수화물, 배변 촉진과 대장암 예방
6. 왜 이렇게 많은 영양소가 필요한가
3대에서 7대로 확장되어 온 영양소의 범위를 들여다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드러난다. 몸을 구성하는 재료(탄수화물·단백질·지방·무기질·물)와 그 재료를 다루는 조율자(비타민·무기질·식이섬유), 어느 하나도 대체 불가능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느 한 영양소라도 오래도록 결핍되면 몸 전체의 균형이 흔들린다. 이는 인체가 우연히 조립된 결과물이 아니라, 필요한 재료와 그 재료를 활용할 도구까지 함께 갖추어 설계된 창조주의 정교한 작품임을 보여준다. 흙으로 지어진 몸이지만, 그 흙 속에 담긴 원소와 성분의 조합은 결코 흙 자체로는 설명되지 않는 생명의 신비를 품고 있는 것이다.
맺음말
인체의 구성 성분과 원소, 그리고 그 위에 세워진 7대 영양소의 체계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한다. 무엇을 먹어야 이 정교한 몸을 온전히 지킬 수 있는가.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몸을 움직이는 연료와 재료가 되고, 비타민과 무기질이 그 재료를 다루는 조율자가 되며, 물과 식이섬유가 순환과 배출을 책임진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밥상 앞에서의 선택이 결코 가벼운 일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앞으로 이어질 섭생 시리즈에서는 이 기초 위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를 하나씩 풀어가고자 한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