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건강을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는 누구나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넘쳐나는 건강 정보 속에서 무엇을 믿고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도 인터넷에는 새로운 건강식품과 다이어트 방법이 쏟아지고, 어떤 음식은 만병통치약처럼 소개되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주장으로 바뀌곤 한다.
나는 지난 37년 동안 출판 일을 하며 수많은 건강서를 읽고 연구해 왔다. 그 가운데는 출간 당시 큰 화제를 모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잊힌 책도 있었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건강의 본질을 일깨워 주는 책도 있었다.
오랫동안 건강을 공부하며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건강은 특별한 음식 하나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식습관이 만든다.
오늘 한 끼를 잘 먹었다고 건강해지는 것도 아니고, 한 번의 외식으로 건강을 잃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하루하루의 선택이 쌓여 평생의 식습관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의 가정의학과 의사 조엘 펄먼(Joel Fuhrman)의 『식생활 혁명』은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그는 영양소가 풍부한 자연식품을 식탁의 중심에 두는 뉴트리테리언(Nutritarian) 식사법을 제안하며, 칼로리보다 음식의 영양 밀도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물론 그의 식사법을 모든 사람에게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나 역시 건강에는 하나의 정답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주장은 우리가 평소의 식탁을 돌아보고,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줄여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섭생은 먹는 기술이 아니라 살아가는 태도이다
'섭생(攝生)'은 단순히 음식을 먹는 행위를 뜻하지 않는다.
'생명을 바르게 보존하고 돌본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그러나 섭생의 출발점은 역시 식사이다.
우리는 하루 세 번, 많게는 그 이상 음식을 먹는다. 그 선택이 매일 반복되고, 수십 년 동안 이어지면서 결국 우리의 몸을 만든다.
음식은 배를 채우는 연료가 아니다.
세포와 혈액, 근육과 뼈를 만드는 재료이며, 몸의 수많은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영양소를 공급하는 원천이다.
그래서 건강한 식사는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잘 먹는 것에서 시작된다.
세계보건기구와 여러 공신력 있는 보건기관도 채소와 과일, 통곡물, 콩류, 견과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지나치게 가공된 식품과 설탕, 소금의 섭취를 줄일 것을 공통적으로 권하고 있다.
결국 건강한 식탁의 원칙은 복잡하지 않다.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더 자주 선택하고, 지나치게 가공된 음식은 덜 먹는 것이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무엇을 자주 먹느냐가 중요하다
조엘 펄먼 박사는 같은 열량이라도 어떤 음식에서 얻느냐가 건강을 좌우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과자나 단 음료는 열량은 높지만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는 상대적으로 적다. 반면 채소와 콩, 견과류와 과일에는 다양한 영양소가 함께 들어 있다.
이러한 생각은 특별한 이론이라기보다 오늘날 여러 식생활 지침과도 상당 부분 일치한다.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건강한 식사 접시' 역시 접시의 절반을 채소와 과일로 채우고, 나머지를 통곡물과 건강한 단백질 식품으로 구성할 것을 권한다.
중요한 것은 특정 식품을 기적의 음식처럼 여기는 것이 아니다.
좋은 음식을 가끔 먹는 것보다, 건강한 음식을 자주 먹는 습관이 훨씬 중요하다.
식탁에서 먼저 줄여야 할 것
건강한 식생활은 무엇을 더 먹느냐보다 무엇을 덜 먹느냐에서 시작될 때가 많다.
내가 가장 먼저 줄이기를 권하고 싶은 것은 지나치게 정제되고 가공된 식품이다.
흰 밀가루로 만든 빵과 과자, 달콤한 음료, 지나치게 단 간식은 우리의 식탁에서 너무 익숙한 음식이 되었다.
물론 이런 음식을 한 번 먹었다고 건강을 잃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런 음식이 매일 식사의 중심이 되는 생활이다.
또 하나는 가공육 중심의 식습관이다.
햄과 소시지, 베이컨 같은 가공육은 가능한 한 줄이고, 육류를 먹더라도 살코기나 생선을 적절히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고기를 죄악시할 필요는 없다.
생선과 달걀, 살코기는 양질의 단백질과 여러 영양소를 공급하는 좋은 식품이 될 수 있다. 특히 노년층은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고기가 식탁의 주인이 아니라 여러 음식 가운데 하나가 되는 것이다.
식탁에 자주 올리고 싶은 음식들
내가 평소 식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식은 거창하지 않다.
김치와 청국장, 채소와 나물, 콩과 두부, 버섯, 해조류, 제철 과일, 견과류처럼 오래전부터 우리 식탁에 함께해 온 자연식품이다.
채소는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를 공급하고, 콩과 두부는 훌륭한 식물성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버섯과 해조류는 다양한 식감과 영양을 더해 주고, 견과류는 적당량을 섭취하면 건강한 지방을 공급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런 음식들은 특별해서가 아니라 매일 먹어도 부담이 적고 오래 실천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있다.
건강한 식생활은 새로운 슈퍼푸드를 찾는 일이 아니라, 우리 식탁에 이미 있는 좋은 음식들을 꾸준히 먹는 데서 시작된다.
37년 동안 내가 깨달은 식생활의 원칙
과거의 나 역시 건강에 좋다는 식품과 건강보조식품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기대를 갖고 섭취하기도 했고, 건강 정보를 찾아다니며 더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각은 조금씩 달라졌다.
건강은 특별한 식품 하나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었다.
값비싼 건강보조식품보다 매일 먹는 밥상 전체가 더 중요했다.
그래서 지금은 가능한 한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채소와 콩, 버섯과 해조류를 자주 먹고, 지나치게 달거나 가공된 음식은 줄이려고 한다. 건강보조식품도 식사로 채우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때 꼭 필요한 것만 선택한다.
물론 나도 언제나 완벽하게 실천하는 것은 아니다.
외식을 할 때도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즐길 때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늘 기억한다.
중요한 것은 한 끼의 실수가 아니라 평소의 방향이라는 사실이다.
열 번의 식사 가운데 일곱 번이나 여덟 번을 건강하게 먹는다면 나머지 식사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건강은 완벽함보다 지속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창조주의 설계
창조주께서는 인간에게 생명을 주실 뿐 아니라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먹거리도 함께 허락하셨다.
곡식과 채소, 열매와 콩, 씨앗과 견과류에는 서로 다른 영양이 담겨 있다.
어느 한 가지 음식만으로 건강을 유지하도록 만드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음식을 균형 있게 먹도록 설계하신 것이다.
건강한 섭생은 특별한 비법을 찾는 일이 아니다.
자연이 준 먹거리를 감사함으로 받아들이고, 절제하며, 균형 있게 먹는 삶의 태도이다.
맺음말
『식생활 혁명』이 우리에게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특정 식단을 맹목적으로 따르라는 것이 아니다.
몸에 필요한 영양이 풍부한 자연식품을 더 많이 선택하고, 지나치게 가공된 음식을 조금씩 줄여 나가라는 것이다.
건강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지 않는다.
오늘 식탁에 채소 한 접시를 더 올리고, 단 음료 대신 물을 선택하며, 흰쌀에 잡곡 한 줌을 섞는 작은 변화가 쌓여 평생의 식습관이 된다.
그리고 그 식습관이 결국 우리의 건강과 삶의 방향을 바꾸어 간다.
🌿 무병장수 건강노트
건강한 식생활은 먹고 싶은 것을 모두 포기하는 일이 아니다.
무엇을 더 먹고 무엇을 덜 먹을지 올바르게 아는 것에서 건강은 시작된다.
특별한 식품 하나가 건강을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가까운 음식을 꾸준히 선택하는 식습관이 몸을 바꾼다.
오늘의 식탁은 내일의 건강을 만들고, 평생의 식습관은 결국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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