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의 다섯 기둥/1. 섭생

비타민A·B·C·E·K와 무기질, 몸을 조율하는 숨은 설계자

by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2026. 7. 23.

비타민A·B·C·E·K의 역할과 결핍 시 증상, 무기질(칼슘·인·나트륨·마그네슘·철·요오드 등)의 기능을 정리한 인포그래픽
▲ 비타민 A·B·C·E·K와 무기질이 몸속에서 수행하는 핵심 역할을 시각적으로 정리한 인포그래픽 : 각 비타민의 기능과 대표 식품, 무기질의 역할을 아이콘과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며, 적은 양으로도 인체의 성장과 면역, 에너지 대사, 혈액 응고, 뼈 건강 등 전반적인 균형을 유지하는 필수 영양소임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영양소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 인체를 건강하게 유지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들어가는 말 — 적은 양으로 몸 전체를 움직인다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이 몸의 에너지와 재료를 공급한다면, 비타민과 무기질은 그 재료가 제대로 쓰이도록 수많은 생화학 반응에 참여하는 조율자다. 필요한 양은 매우 적지만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비타민 하나가 부족해도 에너지 대사와 혈액 생성, 신경 기능, 시각, 면역, 뼈 건강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철·아연·요오드·마그네슘 같은 무기질 역시 각각의 자리에서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맡는다.

 

비타민은 물에 녹는 수용성 비타민 B군과 C, 지방과 함께 흡수되는 지용성 비타민 A·D·E·K로 구분된다. 이 차이는 흡수와 저장, 배설 방식을 결정짓는다. 이번 글에서는 비타민D를 제외한 A·B군·C·E·K와 주요 무기질이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살펴본다.

 

1. 비타민A — 어둠 속 시력과 피부·점막을 지킨다

비타민A는 시각 기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영양소다. 망막에서 빛을 감지하는 과정(로돕신 합성)에 관여해 어두운 환경에서 보는 능력을 유지하고, 피부와 호흡기·소화기 등의 상피세포가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면역 기능과 성장, 생식에도 관여한다. 결핍이 심해지면 대표적으로 야맹증이 나타나며 눈과 피부·점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동물성 식품에는 레티놀 형태의 비타민A가 들어 있으며 간·달걀·유제품 등이 공급원이 된다. 당근·단호박·고구마·시금치 같은 녹황색 채소에는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될 수 있는 베타카로틴 등이 들어 있다. 지용성 비타민A는 체내에 저장될 수 있어 보충제를 장기간 과량 섭취하면 간 손상과 두통, 뼈 이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임신 중에는 고용량의 미리 형성된 비타민A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2. 비타민B군 — 에너지와 혈액, 신경을 연결하는 여덟 영양소

비타민B군은 하나의 비타민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여덟 가지 수용성 비타민을 묶어 부르는 이름이다.

 

B1 티아민은 탄수화물 대사와 신경 기능에, B2 리보플라빈과 B3 니아신은 에너지를 만드는 산화·환원 반응에 깊이 관여한다.

 

B5 판토텐산은 조효소A의 구성 성분으로 지방산과 에너지 대사에 참여하고, B6 피리독신은 아미노산 대사와 신경전달물질·헤모글로빈 생성에 관여한다. B7 비오틴은 탄수화물·지방·아미노산 대사에 필요하고, B9 엽산은 DNA 합성과 세포분열에 중요하다. 임신 전후 충분한 엽산 섭취가 특히 강조되는 이유도 태아의 신경관 발달과 관련되기 때문이다.

 

B12 코발라민은 적혈구와 신경세포의 정상 기능, DNA 합성에 필요하며 성인 권장량은 하루 2.4μg이다. 비타민B12는 자연 상태에서는 주로 동물성 식품에 들어 있지만, 강화 시리얼이나 영양효모처럼 B12를 첨가한 식품에서도 섭취할 수 있다. 완전채식을 하는 사람은 강화식품이나 보충제를 통해 충분한 B12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수용성 비타민이라고 모두 몸에 저장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특히 B12는 간에 상당량 저장될 수 있어, 결핍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

 

3. 비타민C — 콜라겐과 항산화 방어에 참여한다

비타민C는 대표적인 수용성 항산화 영양소다. 콜라겐 합성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피부와 혈관, 연골, 뼈와 상처 치유에 관여한다. 철분 가운데 비헴철(육류·생선의 헤모글로빈에 포함된 '헴철'과 달리, 시금치·콩류 같은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어 몸에 흡수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철분)의 흡수를 돕고 여러 효소 반응에도 참여한다. 심한 결핍이 지속되면 잇몸 출혈과 멍, 상처 회복 지연 등이 나타나는 괴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렌지·키위·딸기·고추·브로콜리·감귤류와 여러 채소가 좋은 공급원이다.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의 연구팀은 비타민C를 스스로 만들지 못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실험쥐에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비타민C가 부족한 쥐의 3분의 2가 5주 이내 사망한 반면 비타민C를 보충받은 쥐는 모두 생존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결핍 쥐들은 감염 후 호흡기 점막이 마르면서 바이러스에 무방비 상태가 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미국 터프츠대 노화영양연구센터가 밝힌 남성 노인의 뼈 손실 감소 효과, 이탈리아 피사대의 혈압 강하 연구 등 다양한 효능이 보고되어 있다.

 

여기서 정확히 구분해야 할 숫자가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 기준 성인 하루 권장량은 남성 90mg, 여성 75mg이며, 흡연자는 추가 섭취가 권고된다. 성인의 상한섭취량은 하루 2,000mg이다. 즉 2,000mg은 하루 권장량이 아니라, 과다 섭취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을 고려해 정해진 상한선이다. 이 둘을 혼동하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될 수 있으므로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비타민C는 수용성이라 몸에 오래 저장되지 않고 몇 시간 내 소변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하루 한 번 몰아 먹기보다 식사마다 나누어 섭취하는 편이 흡수와 활용에 유리하다. 고용량을 섭취하면 설사와 복통,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개인에 따라 보충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4. 비타민E — 세포막을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한다

비타민E는 지용성 항산화 영양소다. 특히 세포막에 존재하는 다중불포화지방산이 활성산소에 의해 산화되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면역 기능과 세포 신호에도 관여한다. 식물성 기름과 아몬드·해바라기씨·헤이즐넛 같은 견과류와 씨앗류가 좋은 공급원이다. 건강한 사람에서 비타민E 결핍은 흔하지 않지만, 지방 흡수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 결핍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신경·근육 이상이나 적혈구 손상 등이 생길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비타민E가 항산화제라는 사실과, 고용량 보충제가 심혈관질환이나 암을 예방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건강한 사람에게 고용량 비타민E 보충제를 일률적으로 권할 근거는 확립되어 있지 않으며, 과량 섭취는 오히려 출혈 위험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타민E와 비타민C를 함께 섭취하면 서로의 항산화 작용을 보완해준다는 연구도 있지만, 이 역시 식품 수준의 섭취를 통한 상호작용이지 고용량 보충제 병용을 권장하는 근거는 아니다. 따라서 식품을 통해 필요한 양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이다.

 

5. 비타민K — 혈액응고와 뼈 단백질을 활성화한다

비타민K는 혈액응고에 필요한 여러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또 뼈와 관련된 단백질인 오스테오칼신의 활성에도 관여해 정상적인 뼈 대사에 참여한다. 지혈과 골격이라는 언뜻 무관해 보이는 두 가지 역할을 하나의 비타민이 함께 맡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비타민K1은 시금치·케일·브로콜리 같은 녹색 잎채소에 풍부하고, K2 계열은 일부 발효식품과 동물성 식품에서 얻을 수 있다. 장내 세균도 일부 비타민K를 만들어내며 그중 일부는 체내에서 이용될 수 있지만, 음식에서 얻는 비타민K가 여전히 중요하다. 신생아는 체내 비타민K 저장량이 적고 장내 세균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비타민K 결핍성 출혈의 위험이 있어, 출생 직후 별도로 비타민K 주사를 투여하기도 한다. 와파린 같은 비타민K 길항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사람은 비타민K가 많은 음식을 갑자기 크게 늘리거나 줄이지 않고 일정하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 다섯 종류 한눈에 보기

  • 비타민A — 시력·피부 점막 유지, 간·녹황색 채소
  • 비타민B군 — 에너지·혈액·신경 기능, 통곡물·육류·달걀
  • 비타민C — 항산화·콜라겐 합성, 하루 권장량 남성 90mg·여성 75mg (상한 2,000mg)
  • 비타민E — 세포막 항산화, 고용량 보충 효능은 근거 불충분
  • 비타민K — 혈액응고·골밀도 유지, 녹색 잎채소

 

6. 무기질 — 뼈부터 심장 박동까지 지탱한다

무기질은 몸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뼈와 치아를 구성하고 신경 전달과 근육 수축, 산소 운반, 효소 작용, 체액 균형 등 수많은 기능에 참여한다.

 

칼슘과 인은 뼈와 치아의 주요 구성 성분이다. 칼슘은 근육 수축과 신경 전달, 혈액응고에도 필요하고, 인은 ATP와 세포막, DNA와 RNA를 구성하는 데도 관여한다.

 

마그네슘은 근육과 신경 기능, 혈당과 혈압 조절, 단백질·뼈·DNA 생성 등 다양한 생리 과정에 관여한다. 나트륨과 칼륨, 염소는 체액과 전해질 균형을 유지하고 신경과 근육의 전기적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철은 헤모글로빈의 구성 성분으로 산소 운반에 필요하며, 요오드는 갑상샘 호르몬을 만드는 재료다. 아연은 DNA와 단백질 합성, 세포분열, 면역 기능, 상처 치유 등에 관여하는 필수 무기질이다.

 

셀레늄과 구리, 망간 역시 여러 효소와 항산화 시스템의 구성에 참여한다. 양이 적은 미량원소도 부족하거나 지나치게 많아지면 각각 고유한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무기질에서도 중요한 원칙은 '많이'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이다.

 

무기질 한눈에 보기

  • 칼슘·인 — 골격 형성, 근육 수축, 혈액 응고, 핵산 원료
  • 나트륨·염소·칼륨 — 삼투압 조절, 신경 전달, 심장 박동 유지
  • 마그네슘 — 수백 가지 효소 반응의 보조 인자
  • 철·요오드·아연 — 산소 운반, 갑상샘 호르몬, 효소 반응 촉매

 

7. 음식과 보충제 — 기본은 균형 잡힌 식탁이다

비타민과 무기질을 이야기하면 자연스럽게 영양제가 떠오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에게 기본은 다양한 음식을 통해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은 비타민C·엽산·카로티노이드와 여러 무기질을 제공하고, 통곡물과 콩류는 B군과 마그네슘 등을 공급한다. 생선·육류·달걀·유제품은 단백질과 함께 B12·철·아연 등 여러 영양소를 제공하며, 견과류와 씨앗은 비타민E와 마그네슘을 공급한다.

 

영양 보충제가 특히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다 —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의 엽산, 완전채식자의 B12, 특정 영양소의 결핍이 확인된 경우, 흡수장애나 특정 질환·복용 중인 약으로 필요량이 달라지는 경우 등이다.

 

보충제는 음식의 경쟁자가 아니라, 필요할 때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8. 비타민과 무기질 — 작은 양 속에 담긴 정교한 질서

비타민과 무기질의 세계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있다. 필요한 양은 작지만 역할은 매우 구체적이라는 것이다.

 

비타민A가 시각과 상피세포의 유지에 참여하고, B군 여러 영양소가 서로 다른 지점에서 에너지와 세포 대사를 돕는다.

비타민C는 콜라겐 합성과 항산화 반응에 참여하고, 비타민E는 세포막을 보호하며, 비타민K는 혈액응고와 뼈 단백질의 활성에 필요하다.

칼슘은 뼈를 만들면서 동시에 근육을 움직이고, 철은 극히 적은 양으로 혈액의 산소 운반을 가능하게 하며, 요오드는 갑상샘 호르몬의 핵심 재료가 된다.

 

현대 영양학과 생화학은 이러한 물질이 어떤 분자와 결합하고 어떤 효소를 작동시키며 어떤 경로를 조절하는지를 계속 밝혀내고 있다. 나는 그 복잡한 연결망을 바라보면서, 인간의 몸에 필요한 물질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협력하도록 이루어진 창조주의 정교한 설계를 생각한다.

 

맺음말 — 많이 먹는 것보다 제대로 채우는 것이 중요하다

비타민과 무기질은 몸에 필요한 양으로만 보면 작은 존재들이다. 그러나 시각과 혈액, 뼈와 신경, 면역과 에너지 대사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관여하지 않는 생명현상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역할은 넓다.

 

그래서 영양의 핵심은 특정 비타민 하나를 많이 먹는 데 있지 않다. 다양한 자연식품을 통해 여러 영양소를 골고루 공급하고, 개인의 상태에 따라 부족한 영양소가 있다면 정확히 확인해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은 필요한 영양소를 서로 독립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과 물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대사 시스템을 이룬다.

 

나는 그 작은 영양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서로 협력하며 생명을 유지하는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인체의 정교함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올바른 영양 지식을 알고, 균형 있는 식사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매일 반복하여 생활습관으로 만드는 것 — 그것이 이 작은 '숨은 설계자'들이 우리 몸에서 제 역할을 다하도록 돕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나는 믿는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건강의 다섯 기둥/1. 섭생] - 인체를 구성하는 원소, 왜 이 조합이어야 했을까 - 산소·탄소·수소·질소 96%, 미량원소의 정교한 비율

[건강의 다섯 기둥/1. 섭생] - 지방과 콜레스테롤, 정말 억울한 누명이었을까 — 좋은 지방과 나쁜 지방을 가르는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