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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명저(名著) 탐구/1. 물

물이란 무엇인가? — [3] 물의 종류

by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2026. 4. 30.

자연석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우면산 약수터 돌벽의 파이프에서 맑고 깨끗한 천연 샘물이 흘러내려 바닥에 놓인 대용량 투명 페트병 속으로 채워지고 있는 대자연 광천수 이미지
▲ 서울 우면산 약수터. 바위틈을 통과하며 천연 미네랄을 머금은 샘물이 병 속으로 채워지고 있다. 나는 30년 넘게 이런 약수터를 찾아다녔다. 수돗물도, 시판 생수도 믿을 수 없었던 시절 — 새벽부터 줄을 서서 물을 받아오던 그 시절의 기억이 《물》이라는 책을 낳았다.

들어가는 말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요한복음 4장 14절)

 

"물은 다 똑같은 것 아닌가?"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 수돗물이든 생수든 약수든 모두 H₂O이니 차이가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37년 전 《물》을 집필하면서 내가 새롭게 알게 된 사실 가운데 하나는,

'물'이라는 이름은 같아도 만들어지는 과정과 성질, 용도가 서로 다르다는 것이었다.

 

과학적으로는 수소와 산소의 동위원소 조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물이 존재하고,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물도 생성 과정과 처리 방법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물의 이름을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된 물을 올바르게 선택하여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다.

 

이번 글에서는 물의 종류를 하나씩 살펴보며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알아보려 한다.


1. 화학적으로도 물은 여러 형태가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은 H₂O이다.

그러나 수소와 산소에는 각각 여러 종류의 동위원소가 존재한다.

수소의 동위원소

  • 보통수소(H)
  • 중수소(D)
  • 삼중수소(T)

산소의 동위원소

  • 산소-16
  • 산소-17
  • 산소-18

수소의 세 동위원소 H·D·T가 두 자리에서 만들 수 있는 조합은 6가지이고, 여기에 산소의 세 동위원소가 결합하면 동위원소 조성에 따라 이론적으로 18가지 물분자를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일상에서 마시는 대부분의 물은 보통수소와 산소-16으로 이루어진 일반적인 H₂O이다.

 

중수(D₂O)는 원자로와 연구 분야에서 이용되며, 삼중수소를 포함한 물은 방사성 동위원소 연구와 추적 등에 활용된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평범한 물 한 잔 속에도 이처럼 흥미로운 과학이 숨어 있는 것이다.

 

2.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만나는 다양한 물

우리가 사용하는 물은 생성 과정과 성질, 용도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식수, 생수, 광천수, 약수, 정수, 증류수….

 

이름은 서로 다르지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하나이다.

 

안전하게 관리되어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물인가 하는 점이다.

 

3. 자연과 생활환경에서 만나는 물

① 눈이 녹은 물(설수)

예전에는 눈을 녹여 식수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대기오염과 미세먼지 등의 영향으로 내리는 과정에서 여러 오염물질이 섞일 수 있으므로 그대로 마시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여도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② 빗물

빗물은 바다와 강에서 증발한 물이 구름이 되어 다시 내리는 자연의 순환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다만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에는 대기 중 먼지와 오염물질이 함께 씻겨 내려올 수 있으므로 식수로 이용할 때에는 충분한 관리가 필요하다.

③ 경수

물의 경도는 주로 물속 칼슘과 마그네슘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함량이 높으면 경수, 낮으면 연수로 분류한다. 경수에서는 비누 거품이 잘 나지 않고 주전자나 수도시설에 탄산칼슘 등의 물때가 생기기 쉽다. 그러나 경수가 곧 건강에 나쁜 물이라는 뜻은 아니다.

④ 연수

연수는 경수보다 칼슘과 마그네슘의 함량이 적은 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경도가 낮은 물을 접하는 경우가 많아 부드러운 물맛에 익숙한 편이다.

⑤ 광천수와 약수

지하에서 솟아나는 샘물과 광천수는 주변 지질과 지하수의 이동 과정에 따라 여러 무기성분을 함유할 수 있으며, 지역에 따라 성분과 맛이 달라진다.

 

1980년대 후반 《물》을 집필할 당시 나는 좋은 물을 찾아 전국의 약수터를 여러 곳 다녔다.

새벽부터 줄을 서서 물을 받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좋은 약수’라고 믿고 마시던 물도 수질검사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은 단순히 좋은 물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물의 소중함을 몸으로 배우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때 배운 교훈은 지금도 유효하다. 물맛이 좋고 산속에서 솟는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물은 아니다. 약수의 가치는 전설이나 입소문이 아니라 수질검사와 지속적인 위생관리로 판단해야 한다.

 

4. 사람이 정수하여 사용하는 물

① 여과수

여과수는 필터를 이용해 불순물을 제거한 물이다.

정수기의 성능은 필터의 종류뿐 아니라 관리 상태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필터 교체와 위생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② 증류수

증류수는 물을 끓여 생긴 수증기를 다시 냉각시켜 얻는 물이다.

증류 과정에서는 칼슘과 마그네슘을 비롯한 대부분의 용존 무기질도 함께 제거된다. 증류수는 높은 순도가 필요한 의료·연구·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물이지만, 일상적으로 마시는 물에 높은 순도 자체가 특별한 건강상의 우월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③ 이온수

이온수는 물을 전기분해하여 성질이 다른 물로 나누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알칼리이온수에 여러 건강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는 폭넓은 주장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

물의 특성과 제품의 사용 목적을 정확히 알고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④ 역삼투압수(RO수)

역삼투압(RO)은 압력을 이용해 물을 반투막으로 통과시키면서 용존 염류와 여러 오염물질을 줄이는 정수 방식이다. 제거 성능은 물질의 종류와 막의 성능, 관리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며, 현재 가정용 정수기와 산업용 수처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RO 방식은 오염물질뿐 아니라 칼슘과 마그네슘 같은 용존 무기질도 상당 부분 줄인다. 그렇다고 RO수를 마시면 곧바로 미네랄 결핍이 생긴다고 볼 근거는 없다. 우리 몸에 필요한 무기질의 주된 공급원은 물보다 다양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정수기를 선택할 때는 ‘미네랄이 있느냐 없느냐’ 하나보다 원수의 수질, 제거하려는 오염물질, 필터 성능과 위생관리를 함께 따져야 한다.

 

맺음말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물의 주성분은 H₂O이지만, 물이 얻어지는 과정과 포함된 성분, 처리 방법과 이용 목적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그러나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은 물의 이름이 아니다.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된 물을 꾸준히 마시는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37년 전 나는 ‘좋은 물’을 찾아 전국의 약수터를 다녔다. 그때는 어떤 특별한 물에 정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물을 공부할수록 중요한 것은 이름보다 수원(水源), 성분, 처리 과정, 그리고 위생관리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약수라고 무조건 좋은 물도 아니고, 미네랄이 많다고 반드시 더 좋은 물도 아니다. 정수한 물이라고 모두 같은 것도 아니다.

마시는 물의 첫 번째 조건은 안전성이고, 그다음이 자신의 생활환경과 용도에 맞는 선택이다.

 

좋은 물은 화려한 이름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 들어 있으며, 어떻게 처리되고 관리되었는지를 아는 것이 좋은 물을 고르는 출발점이다.

 

다음 글에서는 「물이란 무엇인가? [4] 물의 특성」을 통해 물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독특한 성질들을 하나씩 살펴보겠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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