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
"무릇 지킬 만한 것보다 더욱 네 마음을 지키라. 생명의 근원이 이에서 남이니라." (잠언 4:23)
치매는 나이가 들면 피할 수 없는 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유아 돌연사 증후군(SIDS)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비극으로 알려져 있다. 두 질환 모두 오랜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밝혀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닥터 월렉은 여기서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그는 비타민E 결핍과 세포의 산화 스트레스가 두 질환의 중요한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강연에 담긴 주장을 중심으로 비타민E와 산화 스트레스, 알츠하이머병과 유아 돌연사 증후군의 관계를 살펴본다.
1. 알츠하이머병, 비타민E 하나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알츠하이머병이라는 이름은 1906년 독일의 신경병리학자 알로이스 알츠하이머가 기억력 장애를 보인 환자의 뇌를 부검하면서 붙여졌다. 그는 뇌 조직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신경섬유 엉킴을 발견했고, 이것이 이후 알츠하이머병 연구의 출발점이 되었다.
닥터 월렉은 여기에 또 하나의 원인을 더한다. 비타민E가 부족하면 세포막이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 뇌세포가 손상되고, 결국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비타민E는 세포막을 보호하는 대표적인 항산화 비타민이며, 산화 스트레스가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관련 있다는 사실도 널리 알려져 있다. 비타민E와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것은 1997년 미국의학저널(NEJM)에 발표된 연구다.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하루 2,000IU의 비타민E를 투여했을 때, 질병 진행과 관련된 일부 지표에서 지연 효과가 관찰됐다.
그러나 비타민E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을 제거하거나 치매를 예방하는 영양소로 확립된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닥터 월렉이 일찍부터 ‘뇌 건강과 영양, 산화 스트레스의 관계’에 주목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 산화 스트레스와 항산화 시스템
닥터 월렉은 산화를 자동차 엔진이 녹슬어 가는 과정에 비유했다.
우리 몸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활성산소를 만들어 낸다. 활성산소가 지나치게 많아지면 세포막과 DNA, 단백질을 손상시키는데, 이를 산화 스트레스라고 한다.
비타민E는 이러한 활성산소로부터 세포막을 보호하는 중요한 항산화 영양소다. 여기에 비타민C, 셀레늄, 아연, 여러 항산화 효소가 함께 작용해 우리 몸의 방어 체계를 이룬다.
바로 이 지점이 월렉이 강조한 영양 철학의 핵심 가운데 하나다. 몸은 어느 한 가지 영양소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이 서로 협력하면서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타민E의 가치를 ‘치매를 치료하느냐, 못 하느냐’라는 한 가지 질문으로만 판단할 필요는 없다. 세포막을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비타민E의 생리적 역할 자체가 건강한 식생활에서 충분히 고려할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3. 유아 돌연사 증후군과 안전한 수면 환경
유아 돌연사 증후군은 생후 1년 미만의 건강한 영아가 특별한 원인 없이 수면 중 사망하는 현상이다.
닥터 월렉은 가축에서 발생하는 백근병이 비타민E와 셀레늄 결핍으로 발생하는 사례를 근거로, 사람에서도 임산부와 수유부의 영양 관리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임신과 수유기의 영양 상태가 태아와 영아의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현대 의학도 인정한다. 다만 유아 돌연사 증후군의 예방에서는 영양 관리와 함께 안전한 수면 환경이 특히 중요하다.
반면 국제적으로 확립된 예방법은 분명하다. 아기를 등을 대고 재우기, 푹신한 침구와 베개·인형을 치우기, 실내를 지나치게 덥게 하지 않기, 임신 중과 출산 후 흡연을 피하기 등이다.
실제로 미국은 1994년 안전 수면 캠페인("Back to Sleep")을 시작한 이후 SIDS 발생률이 크게 감소했다. 이는 유아 돌연사를 예방할 때 영양뿐 아니라 수면 자세와 환경 같은 생활조건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영양 관리와 안전한 수면 환경은 서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실천해야 하는 예방 전략이다.
4. 닥터 월렉이 남긴 가장 중요한 질문
닥터 월렉의 강연을 관통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병이 생긴 뒤 치료하는 데는 막대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병이 생기기 전 영양과 생활습관에는 얼마나 투자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새겨들을 만하다. 그는 질병을 바라볼 때 약과 수술만 생각하지 말고, 그 사람이 오랫동안 무엇을 먹었으며 몸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공급받았는지도 살펴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시로서는 매우 도발적인 주장이었지만, 예방과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강하게 환기했다는 점이 그의 강연이 수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맺음말
비타민E는 세포를 산화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항산화 영양소다. 닥터 월렉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타민E와 셀레늄을 비롯한 미량영양소의 결핍이 여러 질병의 발생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길 문제다. 그러나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필요한 영양소가 부족하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까지 가볍게 볼 이유는 없다.
내가 2000년 처음 그의 90분 강연을 들으며 강한 인상을 받았던 것도 바로 이 부분이었다. 질병이 생긴 다음 어떤 약을 먹을 것인가를 묻기 전에, 왜 이런 질병이 생겼으며 그동안 몸에 필요한 것을 제대로 공급해 왔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견과류와 씨앗류, 생선, 식물성 기름 등 자연 식품을 통해 다양한 항산화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스트레스 관리까지 함께 실천하는 것. 이것이 내가 늘 강조하는 건강의 5기둥, 곧 섭생·운동·해독·수면·마음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 글에서는 미국 상원문서 264호가 제기한 토양 미네랄 고갈 문제와 현대인의 영양 환경을 함께 살펴보겠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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