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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다섯 기둥/5. 마음

스트레스는 왜 몸을 병들게 할까: 코르티솔과 만성 스트레스의 경고

by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2026. 9. 16.

 

만성 스트레스가 뇌와 신경계, 부신과 코르티솔을 통해 몸에 영향을 주고 운동·휴식·수면으로 회복되는 과정을 표현한 이미지
▲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뇌와 자율신경계, HPA축을 통해 코르티솔 등 스트레스 반응이 이어져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운동·휴식·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생활습관은 긴장을 낮추고 몸과 마음이 평상시 상태로 돌아오는 데 도움을 준다.

 

들어가는 말 — 스트레스는 마음에서 시작해 몸으로 간다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하느니라”(잠언 17:22)

 

누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직장에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인간관계가 꼬였을 때, 경제적인 걱정이 생겼을 때, 건강에 이상 신호가 나타났을 때 마음은 긴장한다.

 

그런데 스트레스는 마음속의 불편한 감정으로 끝나지 않는다.

 

심장이 빨리 뛰고, 혈압이 오르며, 어깨와 목이 굳는다. 입맛이 없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자꾸 먹고 싶어지기도 한다. 머리가 아프고 소화가 잘되지 않으며 밤에는 잠까지 달아난다.

 

왜 마음에서 시작된 스트레스가 온몸을 흔드는 것일까?

 

그 중심에는 뇌와 자율신경계, 그리고 코르티솔(cortisol)을 비롯한 스트레스 호르몬이 있다.

 

1. 스트레스는 원래 우리를 살리기 위한 반응이다

스트레스 자체는 질병이 아니다.

 

길을 건너는데 자동차가 갑자기 달려온다고 생각해 보자. 순간적으로 뇌는 위험을 감지한다. 심장이 빨리 뛰고 호흡이 가빠지며 근육에 힘이 들어간다. 몸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위험을 피할 준비를 한다.

 

이것이 흔히 말하는 ‘싸우거나 도망치는 반응(fight-or-flight response)’이다.

 

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National Center for Complementary and Integrative Health, NCCIH)는 스트레스를 삶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정서적 반응으로 설명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심박수와 호흡수가 증가하고 혈압도 올라간다.

 

따라서 짧은 스트레스 반응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위험에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몸을 준비시키는 생존장치다.

 

2. 스트레스를 받으면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스트레스 반응의 출발점은 뇌다.

 

뇌가 어떤 상황을 위험하거나 위협적이라고 판단하면 여러 신경·호르몬 체계가 움직인다. 그중 중요한 것이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Hypothalamic-Pituitary-Adrenal axis, HPA축)이다.

 

시상하부가 신호를 보내면 뇌하수체를 거쳐 신장 위쪽에 자리한 부신이 자극되고, 부신에서는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동시에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아드레날린 등의 작용으로 심장은 더 빨리 뛰고 호흡이 빨라지며 혈압이 올라간다.

 

미국심리학회(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APA)는 HPA축을 내분비계 스트레스 반응의 핵심 경로로 설명한다.

 

우리 몸은 이렇게 순식간에 ‘평상시 모드’에서 ‘비상대응 모드’로 전환된다.

 

3. 코르티솔은 나쁜 호르몬이 아니다

코르티솔을 흔히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부르다 보니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코르티솔은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호르몬이다.

 

코르티솔은 혈압과 대사, 면역반응 등에 관여하며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포도당과 지방산 등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동원하여 위기에 대응하도록 돕는다. 또한 하루 동안 일정한 리듬을 가지고 분비되는데 일반적으로 아침에 높아지고 이후 점차 낮아진다.

 

문제는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 자체가 아니라 스트레스 반응이 지나치게 오래 지속되는 상황이다.

 

위험이 지나가면 몸은 다시 평상시 상태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나 걱정과 갈등이 계속되고 몸이 반복적으로 비상신호를 받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4. 급성 스트레스와 만성 스트레스는 다르다

시험을 앞두고 긴장하거나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가슴이 뛰는 것은 급성 스트레스(acute stress)의 대표적인 예다.

 

적당한 긴장은 집중력을 높이고 순간적으로 더 빠르게 대응하도록 도울 수 있다. 문제가 해결되면 스트레스 반응도 가라앉는다.

 

반면 직장 문제, 가족 갈등, 경제적 어려움, 돌봄 부담이나 지속적인 걱정처럼 스트레스가 장기간 이어지면 만성 스트레스(chronic stress)가 된다.

 

APA(미국심리학회)는 우리 몸이 단기간의 스트레스에는 적절히 대응하도록 갖추어져 있지만,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 여러 신체 시스템에 부담이 쌓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 몸의 비상벨은 위험할 때 울려야 한다.

 

문제는 비상벨이 꺼지지 않는 것이다.

 

5. 만성 스트레스는 몸에 부담을 쌓이게 한다

자동차 엔진도 계속 고회전 상태로 돌리면 부품에 부담이 쌓인다.

 

사람의 몸도 비슷하다.

 

스트레스에 적응하기 위해 몸이 반복해서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면서 누적되는 부담을 알로스타틱 부하(allostatic load)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오랫동안 스트레스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여러 신체 시스템에 생리적 부담이 누적되는 것을 뜻한다.

 

만성 스트레스가 이어지면 신경계와 내분비계뿐 아니라 심혈관계·소화계·면역계 등 여러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APA(미국심리학회)는 장기간의 스트레스 반응과 스트레스 호르몬에 대한 지속적인 노출이 불안·우울, 소화 문제, 두통, 근육 긴장, 수면장애, 체중 증가, 기억력과 집중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와 관련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몸은 스트레스를 견뎌내지만, 견디는 데에도 비용이 든다.

 

6. 심장과 혈관도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는다

화가 나거나 긴장했을 때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은 우리가 직접 느낄 수 있는 스트레스 반응이다.

 

급성 스트레스에서는 심박수와 혈압이 일시적으로 올라갔다가 상황이 끝나면 다시 내려온다.

 

그러나 이런 반응이 장기간 반복되면 심혈관계에도 부담이 된다.

 

미국심장협회(American Heart Association, AHA)는 만성 스트레스가 몸을 지속적인 경계 상태에 놓이게 하고, 장기적으로 고혈압과 염증뿐 아니라 과식 같은 행동 변화를 통해 심장질환과 뇌졸중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는 또한 잠을 망치고 운동할 의욕을 떨어뜨리며, 어떤 사람에게는 과식·흡연·과음 같은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호르몬이라는 한 가지 통로만이 아니라 생활습관까지 포함한 여러 경로를 통해 나타난다.

 

7. 스트레스는 면역과 염증에도 연결된다

코르티솔은 면역반응과 염증을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짧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이러한 변화는 몸이 위기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성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HPA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과 면역계 사이의 정상적인 신호 조절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APA(미국심리학회)는 만성 스트레스가 HPA축과 면역계 사이의 의사소통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이러한 변화가 염증과 면역 기능의 이상을 포함한 여러 건강문제와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력이 무조건 떨어진다”는 단순한 공식으로 이해하지 않는 것이다.

 

스트레스의 강도와 기간, 나이, 수면, 영양 상태, 기존 질환 등에 따라 면역반응은 달라질 수 있다.

 

우리 몸은 하나의 장기가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기계가 아니다. 뇌·신경·호르몬·면역계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 하나의 연결망이다.

 

8. 스트레스와 수면은 서로 악순환을 만든다

마음이 복잡한 날 밤을 생각해 보자.

 

몸은 침대에 누웠는데 머릿속에서는 낮에 있었던 일을 계속 되풀이한다. ‘내일은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까지 이어진다.

 

몸은 쉬어야 하는데 뇌는 아직 경계 상태에 있다.

 

NCCIH(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는 만성 스트레스가 수면장애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수면이 부족해지면 다음 날 감정을 조절하고 스트레스에 대처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스트레스 → 수면장애 → 피로와 감정조절 저하 → 더 큰 스트레스

 

이런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앞서 10편에 걸쳐 살펴본 ‘수면’과 지금 시작한 ‘마음’은 별개의 건강문제가 아니다.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건강의 두 기둥이다.

 

9.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보다 회복하는 힘이 중요하다

스트레스가 없는 인생은 없다.

 

일을 하면 스트레스가 생기고, 사람과 관계를 맺어도 갈등이 생긴다. 나이가 들면 건강과 가족, 경제적인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건강관리의 목표는 모든 스트레스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받은 뒤 몸과 마음이 다시 평상시 상태로 돌아오도록 돕는 것이다.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 휴식, 취미생활은 스트레스 관리의 기본이다.

 

천천히 깊게 호흡하는 것도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NCCIH(미국 국립보완통합건강센터)는 느린 횡격막호흡이 혈압과 코르티솔을 낮추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있다고 설명한다.

 

나에게는 운동도 중요한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오후에 운동으로 몸을 충분히 움직이고 목욕을 하고 나면 몸의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낀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도 움직인다.

 

그리고 신앙인인 나에게 기도는 마음의 무거운 짐을 하나님께 맡기고 평안을 구하는 소중한 통로다.

 

10.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것도 습관이다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 잠이 계속 깨지는가.
  •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는가.
  • 목과 어깨가 늘 굳어 있는가.
  • 생각이 계속 한곳을 맴도는가.
  • 쉬고 있는데도 마음은 쉬지 못하는가.

이런 신호가 반복된다면 생활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몸을 움직이고, 충분히 자고, 천천히 호흡하고,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는 믿을 만한 사람과 나누는 것이 좋다.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자연 속을 걷는 것도 좋다.

 

그리고 하루 중 짧은 시간이라도 마음을 조용히 내려놓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관리는 특별한 날 한 번 하는 행사가 아니다.

 

매일 반복하는 생활습관이다.

 

맺음말

스트레스는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존반응이다. 위험을 감지하면 뇌와 자율신경계, HPA축이 움직이고 아드레날린과 코르티솔이 몸을 신속하게 비상상태로 전환한다.

 

위험이 지나가면 몸은 다시 평상시 상태로 돌아온다.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스트레스라는 존재 자체보다 긴장이 풀리지 않은 채 비상상태가 장기간 반복되는 만성 스트레스다. 그 부담은 수면과 심혈관계, 대사와 면역계, 그리고 우리의 생활습관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

 

나는 건강의 다섯 기둥 가운데 ‘마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음이 흔들리면 잠이 흔들리고, 잠이 무너지면 운동과 섭생도 흔들리기 쉽다. 반대로 마음이 평안하면 자신의 몸을 돌볼 여유도 커진다.

 

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일에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며, 어떻게 다시 평안을 찾아갈 것인지는 훈련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알아차리고, 몸과 마음에 휴식을 주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하자.

 

그 반복이 쌓이면 스트레스에 끌려다니는 삶에서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마음습관으로 바뀐다.

 

무병장수 건강 전도사 서웅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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